2016년 병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2010년부터 구상했던 소설 내용이 시간이 흐를수록 어딘가에서 유실되고 까먹고 수정되고 난잡해지니 정리가 필요해졌습니다.

초기 설정대로 한 방에 끝냈으면 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을텐데요.(최초엔 그냥 추리소설이었습니다.)


본 블로그에 이미 간략한 소개가 있긴 합니다만, 그것으론 뭔가 부족하단 생각이 듭니다.

또한, 시간이 흐르면서 추가 · 수정 · 삭제된 설정이 잔뜩 생겼습니다.

그러니 새롭게 소설 내용을 소개한다는 생각으로...하진 않고 대략 2020-2025년에 벌어질 일련의 일들을 언급할 생각입니다.


일단 시간순서를 나열하자면, 2037-2040-2044-2046-2020~2022-2023-2024~2025-2047-2048-2049-2050년으로 진행됩니다.

2037~2046년에 발생하는 일들의 배경에는 2020~2025년에 벌어진 일들이 있습니다.

근데 2020~2025년의 일들도 계획해보니 지나치게 방대한 내용이 되어, 세 권으로 쪼개야만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2020~2022 협상가~, 2023 반역자~, 2024~2025 배신자~ 등으로 말이죠.


이 중 협상가~는 2020년에 발생한 파국적인 경제 변동을 프롤로그로 삼고 있습니다.

이 설정들은 2010년에 생각해낼 땐 앞으로도 한국의 미래가 암담한 데다, 설상가상격으로 외국 정세의 급변이 직접 타격을 가하면 완전한 디스토피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여겼습니다. 물론 그것이 당시엔 불가능하다고 여겼기에 소설로 쓸 생각을 했습니다. 적어도 이 땐, 우리나라 사람들이 최소한의 합리성을 갖췄을 것이라 추정했기 때문입니다.(하필 다른 건 거의 맞춰도 이걸 틀렸지만요.)


소설상에는 실제 정당명을 언급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 등록된 정당 수가 의외로 많은 줄로 압니다만, 소설상에 언급되는 정당은 딱 세 곳뿐입니다.

수구당, 보수당, 진보당이죠.

수구당은 2007년부터 집권하여 두 번의 정권을 더 창출하게 됩니다.

2020년에 중국으로부터 무역 쇼크가 발생하게 됩니다. 무역 쇼크의 원인은 확실하게 언급되는 것이 없습니다. 여러 설들이 난무하지만 몇 가지만 간략히 언급될뿐이죠. 그보다 무역 쇼크의 타격이 전 세계에 전파되는데, 한국의 대중무역의존도가 높은 까닭에 직접적인 여파를 받게 됩니다. 무역수지는 단번에 적자로 전환되고 정부에선 부채 쇼크가 올 것을 우려하여 수습 방안을 마구 뿌리게 됩니다. 시간이 많다면 좀더 제대로 된 해결책을 내놨겠지만, 수구 정권에선 그럴 시간이 없습니다. 중국발 무역쇼크는 예상치 못했던 일인데다 지금껏 경제를 살린다는 명목으로 온갖 대책을 시행중이거든요.

대중무역을 주로 하던 수출 기업 상당수가 도산 위기에 내몰리게 됩니다. 정부에선 이들을 보조해야 한다는 결심을 하지만, 정부의 코가 석자인 상태죠. 은행도 몸사리기에 급급합니다. 정부가 신뢰를 주지 못하니 대출을 해봤자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기업은 파산 신청하면 그만이고 은행은 손실을 입게 되니까요. 결국 이런저런 중구난방식 의논(대책이 아닙니다)이 진행되다가 이 수출 기업들 중 상당수가 부도 사태에 빠집니다.

기업을 살려야한다는 낡아빠지고 구태의연한 구호를 외치며 정부가 시행한 일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이걸 9.2 대책이라고 부르는데,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소수 공기업을 제외한 나머지의 총체적이며 전면적인 민영화.

정부 자산의 매각 및 국공채 대량 발행.

노동개악 단행. 최저임금제를 철폐시키진 못하지만 최초로 이걸 낮춰버릴 계획을 세웁니다..

전국적으로 단행되는 구조조정.

그리고...

모든 복지 사업의 전면 중단입니다.

수구당은 노인들의 표로 근근이 당선되던 정권이지만, 이것은 아예 다음 정권 재창출을 포기한 특단의 대책입니다. 왜 이런 선택을 하느냐면, 일단 노인들의 지지 하락을 염두에 둘 상황이 아니죠. 국가부도가 임박해진 이때 어떻게든지 다음 정권에게 짐을 떠넘기도록 하면 되니까요. 설령 정권 재창출이 한번쯤 불가능하다 해도 상관없습니다. 혼란과 혼돈 정국에서 국민들은 자신들을 찾을 것이라는 13년간의 경험이 있었으니까.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와중에 시민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습니다. 살인적인 퇴직 물결이 실업률을 급상승시켰고, 그에 못 견뎌서 시위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는 제대로 언론에 부각되지 않습니다. 중국에서 벌어지는 기괴하고 파괴적인 사건들이 해외에서도 집중 조명되고 있으니 한국이라고 그런 물결에 동조하지 않고는 못 배긴다는 심정으로(?) 국내 이슈는 거의 다루지 않습니다. 다룬다고 해도 부정적인 이미지만 심어주려고 하죠.

혼란은 수습되질 않고 자살율은 10만 명당 100명을 넘기는 사태로 번집니다. 물론 죽어가는 대부분은 나이들거나 가난하거나 힘없는 사람들이죠.

곳곳에 북한의 도발도 이어집니다. 캬... 이놈의 적대적 공생관계는 끈질기기 짝이 없습니다. 근데 이번은 좀 다른 거 같네요. 북한도 이번만큼은 큰맘먹고 있거든요. 이 정도의 혼란 정국은 본 적이 없으니 사실상 이게 마지막 기회가 아닌가 싶어 몇 번 간을 봅니다. 하지만 안보마저 무너지면 수구정권은 다다음 정권이고 뭐고 역사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으므로 그것까진 어떻게든 지키려고 합니다. 물론 갖은 부패와 기강 해이에 시달린 군은 많은 손실을 입었지만 일단 도발을 틀어막는 데는 성공합니다.

이런 혼란의 결과를 단 두 가지 국내산출량의 후퇴와 근소한 폭의 물가하락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일단 그림 1의 상황이 중국발 무역 충격 발생 이전의 국내 상황입니다. P는 물가, Y는 총생산량, LRAS는 장기총공급곡선, SRAS는 단기총공급곡선, AD는 총수요곡선인데요. 정부가 계속 추진하던 정책은 AD곡선을 원점이 A점으로 옮기질 못 하고 있습니다. 단기적인 침체로 볼 수도 있겠죠.

문제는 이 침체가 지속되는 와중에 그림 2의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단 겁니다. 그럼 B점보다 물가가 높은 C점으로 올라가야 정상이겠죠? 그런데 정부의 9.2 대책은 총수요를 다시 한 번 더 위축시킵니다.

밀튼 프리드먼의 항상소득가설에 의하면 개인의 소비는 항상소득에 의존한다고 하는데, 정부의 복지 철폐, 구조조정을 통한 실직자 양산 등으로 개인의 항상소득이 줄어들어버리게 되고 이는 수요 위축을 더 부추긴 것입니다. 결국 B와 거의 비슷한 물가수준인 D에서 2020년의 살벌한 경제 사정은 종결되지요. A점과 비교하면 너무나도 생산량이 급감해버렸습니다. 완전고용이 달성되었을 때의 산출량과 비교하면 너무하다 싶을 수준이죠.

물론 위의 그림은 여러 설들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주가 하락이 선행하여 발생했다는 말도 있고, 부동산 가격이 9.2 대책 발표 전에 무너졌으니 그래프를 수정해야 한다는 말도 있습니다만, 일단 일반 대중들에게 "왜 물가 하락과 산출량 급감이 동시에 나타났는가"를 설명하는 데에는 저 정도의 설명이 편하니까요. 스태그플레이션이 아닌 게 다행입니다.

위 그래프에 표시하지 않았지만, 인구가 줄었기 때문에 Q=AF(K, L)로 나타내는 장기적인 의미의 총공급은 줄어들었습니다. 즉, 녹색선으로 표시한 LRAS조차 왼쪽으로 소폭 이동하게 되죠.


여기까지가 프롤로그입니다. 이는 대략적인 설명이고, 원래대로라면 30페이지 조금 넘는 경제사적인 설명이 들어가게 될 것 같습니다.


소설은 어디까지나 소설일뿐... 현실과 혼동하지 맙시다!

Posted by Nus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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