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설정 카테고리의 모든 글은 피에 물든 밤 소설 시리즈에 등장할 예정이거나 등장한 소설 내의 설정을 다룰 방침입니다.

따라서 이 글에 나오는 것은 전혀 현실과 무관합니다.

여기 적는 글은 모두 소설 내에 통용되는 이야기란 말씀입죠.


시리즈 내에서 가장 복잡하고 장황한 파트가 될 내용은 협상가와 피에 물든 밤, 반역자~, 배신자~입니다.

2020-2025년이 위 세 권의 시간적 배경입니다.



일단 다극화 추진 위원회를 먼저 설명해야겠군요.

다극화 추진 위원회는 비밀 결사 단체입니다. 모체가 되는 단체는 1980년에 창설되어 2049년까지 이어져오는 역사(?)와 전통(?)이 깊은 단체이고 그 하위 조직이 다극화 추진 위원회지요. 사실 다극화 추진 위원회 자체는 독단적으로 모든 일을 수행해내진 못합니다. 또 처음부터 과격한 단체도 아닙니다. 그저 평범한 지역 내의 네트워크에서 시작했을 뿐이죠. 비밀 결사랄 것까지도 없이 그저 면식 있는 사람들이 술집에 모여서 잡담이나 하는 그런 이름없는 친구들의 모임이었습니다. 1987년의 격렬한 시위에도 참가했지만, 그 또한 그저 술안주거리가 될 추억으로 남았을 뿐이죠.

하지만 1997년을 지나면서 이 모임에 속한 사람들이 생활고에 시달리고, 동료가 하나둘 죽으면서 성격이 조금씩 변하게 됩니다. 친구들끼리 신세한탄이나 하고 술이나 걸치던 친목 모임 같던 소규모 네트워크가 세상이 왜 이렇게 돌아가는지 의문을 품고 그 해답을 찾으며 세상을 어떻게든 바꿔나갈 결의를 하는 모임으로 변합니다. 그러면서 기존에 속한 사람들이 초기파, 1997-2008년에 합류한 사람들이 중진파가 됩니다. 이 때에도 하나의 사상이나 기조가 없고 모임명조차 없었습니다. 여전히 소규모 네트워크에 불과하고 해낸 일도 별로 없죠. 이들 초기파와 중진파는 스스로 이름없는 자들이라 지칭합니다.

그런데 2009년이 되면서 한 번 더 격렬한 충격을 받게 됩니다. 무명의 소규모 네트워크에 지나지 않았던 모임은 성격이 급변하게 되어 조직적인 체계를 갖출 필요성을 느끼게 되고 한 번 더 인재를 영입하게 됩니다. 2009-2019년에 합류한 이들을 다극화파라고 지칭하고 이들 중에는 세상에 평지풍파를 일으킬 갖은 일들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리고 이들 다극화파가 결성한 하위조직이 바로 다극화 추진 위원회죠. 그럼 상위단체의 이름은? 이름없이 시작했으니 끝까지 이름없이 가자고 무명인 연합이랍니다. 어나니머스랑은 관계없습니다.

다극화 추진 위원회는 말 그대로 양극화에 반대하고 다극화를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내세운 결사단체입니다. 주요 구성원으로는 민은선, 김하준, 손은하, 손은희, 권은주, 차태식, 이백향, 한해주, 현준경, 서지현, 본인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 다극화파가 영입한 마지막 세대가 최후파입니다. 다극화파와 최후파에선 자신들의 당면 목적이 모두 달성되면 스스로 해산하기로 결의합니다. 목적이 달성되고도 이 집단이 힘을 발휘하면 어떤 재앙이 빚어질지 모르니까요.


이제 민은선에 대해 설명할 시간이군요.

민은선은 대안학교에서 중학생 시절을 보낸 뒤 부산으로 와서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교 물리학과에서 학위를 받은 뒤 일본의 전기회사에 취직합니다.

이렇게 설명하면 평범한 직장인의 인생경로라 보이겠지만..

고교 졸업 직전에 김하준과 접촉하게 됩니다. 그리고 김하준이 속한 모임에 흥미를 갖고 결국 가입하기에 이르죠. 중요한 건, 이 모든 과정이 민은선에겐 기정사실이었단 겁니다.

민은선에겐 한 가지 능력이 있습니다. 민은선이 사망할 때까지 검증되진 않지만, 그녀에게 미래를 계획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이 능력이 얼핏 듣기엔 만능으로 보이지만 치명적인 결함이 있습니다. 바로 부작용이라고 할 만한 반동의 존재입니다. 예를 들어 민은선이 로또 1등을 확실하게 당첨된다고 계획하면, 그 당첨액수만큼 민은선에 영 좋지 않은 일들이 벌어집니다. 누군가가 다칠 수도 있고, 병들 수도 있고, 사고날 수도 있고, 감옥 갈 수도 있고, 심하면 죽기도 하죠. 문제는 어디서 누구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 지 알 수 없단 점입니다.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건 확실하게 피할 수 있겠죠. 하지만 그걸 전혀 모르니까 어떤 일에든 이 능력을 써먹을 수가 없단 겁니다.

하지만 이를 써먹을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본인입니다.(본인이 소설에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라는 지시를 내렸는지는 소설에도 잘 안 다뤄질 겁니다. 민은선도 능력의 활용은 깨닫고 있었을 테고, 누군가가 등을 떠밀어주길 기다리던 때에 타이밍이 맞았던 것뿐이겠죠.


민은선의 능력은 쓰기에 따라 세계를 획기적으로 뒤엎을 수도 있으니까요. 대신 세계를 뒤엎은 댓가는 치르게 된다는 걸 압니다.

구체적이고 치밀한 계획은 세우지 않습니다. 그러기엔 시간이 부족하고 자잘한 반동에 시달리는 건 사양이니까요. 그래서 큰 그림을 그립니다. 그 그림이 얼마나 크고 추상적인지는 오직 민은선만이 압니다. 그리고 그 그림을 현실에 완성시키기 위해 필요한 게 조직입니다. 은밀하면서도 강하고 기민하게 움직일 만한 역량을 갖춘 조직을 찾다보니 다극화 추진 위원회에 가입하게 되지요.

다극화 추진 위원회는 민은선을 포섭하고 민은선이 방대한 계획을 세움으로써 본격적인 디스토피아에 어울리는 단체(?)로 거듭납니다. 그렇지만 2020년이 되어도 좀체 계획을 실행하지 않습니다. 그런 계획을 쓰면 반동이 따르는데 그런 반동을 원치 않기 때문에 계획을 실행하지 않고 목적을 이루기 위해 여러 방도로 애를 쓰죠.

하지만...

위원회에서 유예의 기준으로 삼은 자가 사망해버리고 위원회는 주사위를 하늘 높이 던집니다.

민은선은 알고 있습니다.

주사위의 숫자가 나오는 순간, 세계가 변해도 위원회의 사람을 제외한 세상 어느 누구도 자신이 무엇을 해냈는지 모른단 것도.

그리고 자신은 자기도 미처 상상해보지 않은 방식으로 죽을 것이란 것도.



민은선의 주요 업적

-방사능 폐기물의 완전하고도 안전한 처리 기술 개발

-오카자키 그룹 통신 · 상업위성 제작 및 발사

-신설시 발전시설 단지 기획

-채무 소멸 계획 입안 및 실행

-핵융합 기술 상용화의 부분적 성공

Posted by Nush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