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있으면 설날이군요.



현재 또 다시 살인자~를 수정하고 있습니다. 대체로 긴 문장을 읽기 편하도록 나누거나 한자를 줄이고, 프롤로그의 내용을 어떻게든 제 방식대로 써볼 요량입니다. 최대의 목표는 오글거림을 줄이고 담백하게(?) 보이도록 하는 겁니다. 대사가 볼 때마다 너무 오글거리네요. 현재는 소설에 보이는 치명적인 결함이 좀 보이는 편이라 그 부분만 없애나가면 상업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않을까 희망적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상업성이 있다고 출판되는 건 절대 아닙니다. 자본도 없고 여유도 없으니까요.

추격자~는 스토리를 완전히 갈아엎어서 지금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은 등장하지 않거나 나오더라도 상당히 변형된 모습이 될 겁니다. 이 부분은 좀더 근본적으로 스토리를 뒤엎을 생각입니다.

그리고 살인자~ 후기에도 쓸 생각이지만, 각 권수마다 작중화자가 거의 다릅니다!

기본적으로 전지적 작가 시점이라곤 해도 그게 등장인물 중 누군가의 시점에서 서술되는데, 그 누군가가 각 권마다 다릅니다. 그러니까 작중인물의 생각이나 감정, 상황을 단정적으로 서술한다고 쳐도 실제로 그러리란 법이 없는 겁니다.



자... 서론이 길었군요.

저번엔 민은선과 다극화 추진 위원회의 기원에 대해 설명했으니..

이번엔 권은주를 설명할 차례인 듯싶습니다.


다시 한 번 언급하는 바이지만, 이건 소설입니다....

또 여기서 설명된 설정이 무조건 본편에 등장한다는 보장도 없고, 막상 글을 쓸 때는 설정이 수정될 수도 있습니다.


권은주는 원래는 분자생물학을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하지만 민은선의 권유로 미생물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게 됩니다.

사실 저는 문과 출신이라서 이 소설에 나오는 상당수의 과학 관련 이야기는 과학적 근거가 거의 없습니다. 다 상상이죠.

근데 너무 기본적인 지식 없이 생물학자 캐릭터를 만들려고 한 게 무리수였던 탓에 요즘 극단의 생명이라는 과학 교양서적을 읽고 있습니다. 의외로 재밌고 또 쉽습니다....

다행스러운 점은, 본격적으로 권은주가 등장할 시기는 5권부터이니, 그 전까진 과학적으로 뭔가 설명해야 할 부분은 별로 없다는 점입니다.


다시 캐릭터 소개로 돌아오죠.

권은주는 부친이 도장 사범이라 호신술을 익힌 편이기도 하고, 영춘권을 구사할 수 있는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또한 차유라의 어머니이기도 하죠.

민은선과는 고교 동창이며 김하준과는 사이가 그다지 좋진 않습니다.

원래는 분자생물학을 계속 하면서 한국에 남아 있으려고 했지만, 석사까지만 가능했고 나중엔 대학원에서 쫓겨납니다. 여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본편에서 안 나오고 여기서도 설명하지 않습니다.(저번 글을 유심히 읽으셨다면 아시겠지만, 이는 민은선의 미래 계획의 반동입니다. 자신이 쫓겨난 이유를 알게 되면 권은주는 민은선에게 크게 실망할 터인데, 민은선은 그런 얘기를 안 하니 권은주로선 죽을 때까지 모릅니다. 친구를 잘못 둔 건지, 잘 둔 건지...) 중요한 건, 권은주가 순식간에 백수 신세가 되었고, 생계 유지를 위해서 여러 모로 방도를 찾아보다가 민은선에게 권유를 받게 됩니다. 자신이 있는 회사로 오라는 것이었죠.

근데 이게 왠걸, 민은선이 권유한 곳은 생물학과는 인연이 전혀 없는 외국의 전력회사였습니다.

그러나 생계 문제에 시달리고 있던 권은주는 바로 일본으로 떠납니다. 그곳에서 만난 고교 동창이 민은선, 손은하, 손은희였죠.

사실 피에 물든 밤 시리즈가 민은선도 중요하지만 권은주의 존재 없이도 성립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들의 업적으로 민은선의 계획을 현실적으로 실현시킬 조직을 출범시키는 데 성공하고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게 가능해졌기 때문이죠.


권은주는 방사능 폐기물을 근본적으로 생태계로 되돌려도 좋은 수준으로 정화시키는 미생물을 배양해내는 데 성공한 겁니다. 반감기를 강제로 앞당기거나 하는 수준이 아닙니다.

이는 민은선, 손은하, 손은희의 지원이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그야말로 돈방석에 오를 수도 있었지만, 이들은 돈을 택하지 않고 세계의 미래를 바꾸는 데 합의합니다.

그렇다고 얘네가 속한 회사가 돈을 안 벌었느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중소기업에 불과했던 오카자키신재생전력회사는 단번에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되거든요. 참고로 이때즈음엔 이미 수도를 관서로 옮기고 일본의 쇠락이 가시화될 즈음인 2018년에 벌어지는 일들입니다.[각주:1] [각주:2] 그런데 2018년은 이 시리즈에서 언급만 된다뿐이지 특별히 자극적인(?) 사건이 없어서 그냥 설명만 하고 넘어가버립니다...(사실 아무도 안 죽는 시점은 이 소설에선 안 다룹니다.)


2020년엔 중국발 무역 충격이 발생하고 대대적인 사회혼란 속에서 한국은 핵사고를 터트립니다.

그리고 2021-2022년을 배경으로 한 소설의 제목이 협상가~인 이유가 이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서 얘네 회사가 내세운 대표(민은선)가 한국의 각 정당과 다자대면협상을 벌이고 체결된 협상을 수행하면서 겪는 온갖 에피소드가 주된 내용이기 때문이죠.

살인자~에서 나온 실비아도 등장하는데, 실비아는 극동아시아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의 연관성에 의문을 품고 부하를 전력회사에 잠입시켰다가 발각당하게 됩니다.

누구에게 발각당하느냐면..

당연히 권은주한테죠...


권은주는 사실 좀 불쌍한 캐릭터입니다. 친구한테 속아서(?) 미래를 바꾸는 계획에 참여한 건 맞는데, 그게 정확히 어떤 매커니즘 속에 자신이 놓여있는지 파악을 못 합니다.

들은 얘기라곤..

1. 2020년 즈음부터 전쟁 위기가 극단적으로 치솟는다.

2. 전쟁이 일찍 터질수록 사망자 수는 경악할 수준을 기록할 것이다. 대략 4~60억명의 사망은 감수해야 할 것이다.

3. 이를 유예시키는 계획을 계속 실현할수록 전쟁 발발 예정은 늦춰질 것이고, 1년 정도 늦춰질 때마다 평균 1억 명의 인명을 구할 수 있다.

4. 그러나 유예한계연도인 2049년을 넘겨서까지 유예시킬 순 없다.

뿐입니다. 그러니 다극화 추진 위원회의 최대 목표는 전쟁을 무슨 수를 써서든 늦추는 한편, 전쟁이 터졌을 때 거기에 대응할 역량을 한국이 가질 수 있도록 물질적, 제도적, 인사적 차원에서 돕는 겁니다. 안 그러면 멸망할 것이 분명하거든요.

그런데 가장 중요한 건 말이죠...

권은주가 반드시 들었어야 했던 이야기는 정작 못 들었다는 겁니다.

5. 이 계획을 실천하면,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2025년에 다극화파의 주요 인물 중 세 명은 반드시 살해당한다.

참........ 좋은(?) 친구 둬서 목숨을 담보로 내놓게 되었습니다.

민은선은 친구인 권은주의 성격을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마지막 사항은 알려주지 않은 겁니다. 아무래도 목숨 내놓고 세계를 구하는 걸 달가워할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나 권은주는 설령 5.를 알았더라도 이 계획에 참여했을지도 모릅니다.

은연중에 깨달았는지도 모르죠. 그도 그럴게, 고교 시절 민은선 주위에서 일어난 일들을 전혀 모를리가 없으니까요.

자신이 쥔 적 없는 주사위가 높이 던져진 걸 직감하고, 권은주는 자신이 감수해야만 하는 숙명을 짊어지기로 말없이 맹세합니다.

  1. 이 설정을 만들 무렵은 2010년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네이버 블로그의 글을 참고해보니 2011년 6~7월 즈음인 것으로 보입니다. 소름돋을 필요 없었어... [본문으로]
  2. (전략)일본은 원전 사태 이후로 여러 대체에너지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한국에서는 이제 와서 뒤늦게 새로운 기술 개발에 뛰어들기보다는 일본의 전력 회사의 진출을 허용하는 대신에 일본에 있는 한국 문화재를 본국으로 들여오고 영토, 영해 문제에 종지부를 찍는데 합의하였다.(후략) 추격자와 피에 물든 밤(2011.07.22 작성글) [본문으로]
Posted by Nus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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